VA에 대한, 그리고 한국 플심계에 대한 재미없는 뻘글.

2011. 4. 9. 22:24잡소리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그리고 개인적인 글임을 미리 밝힙니다.




구 KFS, 그러니까 시즌1이라고 불리던 그 시절, VA 게시판 생성 이후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VA들과 함께 덤으로 따라온(?) 결코 반갑지 않은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기억하십니까?
가장 대표적인 현상을 하나 꼽자면, 기초중의 기초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소위 말하는 '무개념'들의 대량 양산이었습니다.
KFS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구심점을 잃고 사라지는가 했더니 다음 플심카페(이하 다플동)의 타 동호회 게시판을 거점으로 잊을만하면 종종 등장하더군요. (딱히 어디라고 찝어내진 않겠습니다만)
그리고 얼마전 또 다른 VA(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KFS VA채널에 등장해서 한동안 야단법석을 일으켰습니다. 이 글을 쓰는 현 시점에서 확인한 바로는 이번달 20일을 기점으로 활동을 중단한다고 쓰여있긴 하더군요.

이쯤에서 생각해 볼 문제는, '과연 가상항공사(Virtual Airline)이란 무엇이며, 어디까지를 그 범주에 포함시켜도 좋은것인가?' 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해서 위키페디아에서 virtual airline이라고 검색을 해봤습니다. 놀랍게도(?) 항목이 존재합니다.
( http://en.wikipedia.org/wiki/Virtual_airline )

A virtual airline (VA) is a dedicated hobby organization that uses flight simulation to model the operations of an airline. Virtual airlines generally have a presence on the Internet, similar to a real airline. Many hundreds of virtual airlines of significance currently active, with tens of thousands of participants involved at any one time.

간단히 요약하자면, 항공사의 운영을 흉내낸 취미 집단이라고 정의내리고 있군요. 자, 그럼 항공사의 개념을 따져볼 차례인가요? 플시머 여러분들이라면 굳이 찾아볼 필요도 없을거 같습니다.

제대로 된 CI도 하나 없고, 도장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카페만 하나 덜렁 만든다고 과연 그 집단(?)이 정상적인 VA라고 할 수 있습니까? KFS 1기 시절에는 유사하게 '간판'만 내건 'VA 흉내를 낸 무언가'가 난립했었죠.  지금도 그 수는 적지만 꾸준히 발견되고 있습니다만...



제 개인 가상항공사인 '칸나웨이'는 올해 8월이면 7살을 맞이합니다. 처음 이걸 만든 이유는 정말 별거 없었습니다. 플심을 하는데 있어서 실제 항공사들의 도장을 사용하는데 싫증이 나서 개인 전용 도장을 구상하고 만든것이 시작이었죠. 그러다 가상항공사 트래픽팩 참여를 위해 타임테이블을 만들고, 플심용 트래픽을 만들고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칸나웨이는 '상식'과 '비상식'의 경계에 있는 존재입니다. 실제 항공사들과 최대한 비슷하게 운영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도 추구합니다. 각 브랜드별로 타임테이블이 별도로 존재하며, 신규기체 도입시에는 바로 도입하는것이 아니라 '발주'를 발표한 후에 '도입'까지 어느정도 기간을 두거나, 이미 단종된 기종일 경우 중고로 도입하는 등 최대한 실제와 유사하게 맞추려는 경우 - 바로 '상식' 과, 타임테이블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비행, 기체의 감항증명따위(?) 어떻게 되도 좋다는 식의 기체 개조 행위 - KAES 소속 744F 한대는 원래 742F였지만 어느새 744F로 둔갑했습니다 - 등의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비상식'이 함께 공존합니다. 아마도 이는 연식(?) 좀 되는 대부분의 비 커뮤니티형 개인 VA들의 공통점이겠지요.



하고싶은말은 이런 상식이니 비상식이니 하는게 아니라, VA를 만들고 싶다면 최소한의 '항공사'로서의 기준을 만족시키라는 겁니다.  간판 내세우는것이 그렇게도 급한 일인가요? 완성된 도장도 하나 없이 그냥 간판만 하나 내걸고 1호기 언제까지 도입 예정! 이런다고 다 VA가 되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로, 최근 입문하는 '뉴비'들의 태도에 대해서 꼬집어 보겠습니다. 사실 이걸 말하기 위해서 저런 긴 '서문'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는 생각보다 그렇게 만만한 물건이 아닙니다. '게임' 치고는 진입 장벽이 지나치게 높을 정도로 어려운 분야입니다. 그만큼 공부해야 할 내용도 어렵고 방대합니다. 2002 시절, 패키지를 구입하면 괜시리 수백페이지짜리 메뉴얼이 딸려온것이 아니라는 소립니다.

뉴비들이 소위 말하는 '메이저'들이 말하고 싶은 바는 간단합니다. 플심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최소한 스스로 공부를 하려는 노력을 보이라는 겁니다. 머리아프게 항공역학이니 항공무선통신이니 이런걸 배우라는게 아닙니다. 최소한 패키지에 딸려오는 메뉴얼을 보고, 혹은 플심에 내장된 튜토리얼 등을 따라해보면서 기초를 닦는 노력 정도는 보이라는 겁니다. 영어라서 못하겠다구요? 제가 플심을 처음 접한 2001,2년에 전 고등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플심을 배우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요즘은 유치원, 초등학교때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니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중학교 다닐 정도라면 별 어려움 없이 배울 수 있을거라 봅니다. 우리 시절에는 인터넷이 그렇게 발달한 시절도 아니었고, 끽해봐야 친구한테서 빌려쓰는 PC통신으로 눈팅만 하는 동호회 일부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눈팅을 해가면서, 메뉴얼을 공부하면서, 튜토리얼을 해 가면서 그렇게 플심을 배웠습니다. 우리들보다 더 선배들은 그런거조차 없어서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배웠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요? 당장 다플동만 보더라도 수많은 강좌, 팁 게시물들이 쌓여있고 그대들의 질문에 답해 줄 많은 회원들이 모여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질문글을 올리기 전에, 그러한 게시판에 들어가서 먼저 검색을 해본다던지, 아니면 메뉴얼을 찾아본다던지 하는 '최소한'의 노력을 해 보셨나요? 안하죠? 모르는게 있으면 일단 질문게시판에 질문부터 하고 봅니다. 그리고 똑같은 질문을 하는 이가 한둘이 아닙니다. 똑같은 질문이 계속해서 올라옵니다. 그에 대한 해답이 이미 강좌 게시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까지 선배들이 모든것을 떠먹여 주기를 바라는 겁니까? 스스로 숟가락질 하는 법을 배워서 혼자서도 밥 먹는 방법을 배워야지, 스스로 배울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플심 실력은 절대 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은 우리 모두가 '익명성'이라는 페르소나를 쓰고 활동하는 거대한 가면무도회장입니다. 때문에 가끔은 익명성 뒤에 숨어서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행위가 정당화되거나 용서받는다는것은 아닙니다. 사람 사이에는 지켜야 할 예절이라는게 있습니다. 우리가 과연 이런 충고를 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에서 글을 쓸때는 상대방을 배려해서 글을 쓰도록 '노력'은 해 주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비행기가 좋아서 플심이라는 깃발 아래 모인 사람들입니다. 서로 서로 기분좋게 각자의 청공을 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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