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바이패스비 터보팬 엔진의 비교

2012. 1. 4. 17:13The MANIAC/Civil Aviation

터보팬 엔진의 구동 원리는 다들 아실거라 생각하고 간단하게 짚고 넘어갑니다. 


아시다시피, 엔진으로 유입되는 모든 공기가 압축기를 거쳐 연소, 노즐로 빠져나오는 터보젯 엔진과는 다르게, 터보팬 엔진은 엔진으로 유입되는 공기의 일부만이 엔진 코어로 유입되어 연소에 사용되고, 나머지는 엔진 코어를 거치지 않고 바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 때 엔진 코어로 들어가는 흐름을 core flow라고 하고, 코어를 거치지 않고 바로 빠져나가는 흐름을 bypass flow라고 합니다. 이 core flow와 bypass flow의 비율을 바이패스비(bypass ratio)라고 하고 위키페디아에 의하면, 이 바이패스비가 5:1 이상일 경우 고 바이패스비 엔진으로 분류한다 라는거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바이패스비가 6.2:1이라고 할 경우, 엔진 코어를 거치지 않고 바로 노즐로 빠져나가는 공기의 양이 엔진 코어로 유입되서 연소에 사용되는 공기의 6.2배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이패스비가 커질수록 연비는 개선되지만 그만큼 엔진의 크기가 커지게 됩니다. 

사족으로, 현대 고 바이패스비 엔진의 Reverse thrust는 엔진의 공기 흐름을 반대로 바꾼다는것이 아니라 bypass flow의 흐름을 중간에서 막아 방향을 바꿔서 이용하는 것입니다. 


 
터보팬 엔진의 구성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략 크게 나눈다면 2스풀과 3스풀, GTF(Geared Turbofan)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보는 민항기용 엔진 대부분은 2스풀 형식이고 영국의 롤스로이스제 고바이패스 엔진은 3스풀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2스풀 엔진의 코어 디자인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팬을 통해 들어온 공기가 저압 압축기와 고압 압축기를 거쳐 연소실에 들어오게 되고, 고압 터빈과 저압 터빈을 거친 후에 마지막으로 코어 노즐을 거쳐 빠져나오게 됩니다. 
 
터보팬 엔진은 구조상 엔진 추력을 올리고 연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엔진 코어의 압력비를 올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고압 압축기의 압축비를 올리거나 혹은 팬과 고압 압축기 사이에 IP(intermediate-pressure) 압축기를 장착하게 됩니다. CF6나 GE90, GEnx, PW4000 등의 대부분의 미국산 대형 터보팬 엔진들은 IP압축기를 사용합니다. 이 IP 압축기는 엔진 팬과 함께 저압 터빈에 의해 구동됩니다. 다만 현대 고 바이패스비 터보팬 엔진들은 이 IP압축기의 직경을 줄이는 추세인데, 압축기가 작아지는 만큼 압력비를 맞추기 위해서 여러개의 IP 압축기가 필요해집니다.

반면에 롤스로이스의 3스풀 엔진은 이 IP 압축기가 저압 터빈이 아닌 별도의 터빈에 연결되어 동작합니다. RB211과 트렌트 엔진의 게이지가 N1, N2, N3 까지 존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압축기와 터빈 모두 HP-IP-LP의 3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코어의 축이 3개가 존재하는 거죠.
이러한 구조 덕분에 2스풀 엔진에 비해 각 단계의 압축기와 터빈이 각각 최적의 속도로 구동하기 쉬운 조건이 형성되고 따라서 엔진을 좀 더 작고 가볍게 설계 할 수 있게 됩니다. 엔진의 바이패스비가 증가한다는 말은 엔진 팬과 저압 터빈의 직경 비율이 올라간다는 말입니다. 팬과 저압 터빈의 크기 차이가 점점 커진다는 거죠.  팬은 저압터빈과 같은 축에 연결되어 있고 저압 터빈에 의해 구동되기 때문에 결국 엔진 팬이 최적의 속도로 회전할 때 같은 축에 물려있는 IP압축기와 저압터빈은 자신의 최적 회전속도로 구동 할 수 없게 됩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 더 많은 단계의 IP 압축기와 저압터빈이 필요하게 되고 이는 결국 엔진 크기와 무게 증가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롤스로이스의 3축 엔진은 IP압축기가 별도의 축으로 분리되어 있고 터빈과 압축기가 3단계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2축엔진에 비해서 압축기와 터빈이 각각 최적의 속도로 구동하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롤스로이스 엔진은 좀 더 작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내구성도 좋은 특성을 보여줍니다. 다만 복잡한 구조 덕분에 생산비용이 올라가고 유지보수가 어렵다는 단점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아이러니한 점은 롤스로이스의 3축엔진 디자인은 엔진의 바이패스비가 높을수록 효율적이라는 점과 GEAE의 엔진에 비하면 바이패스비가 살짝 낮다는 점입니다. 747-400과 767-300에 사용된 RB211-524 시리즈는 현재 생산중인 모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바이패스비 덕분에 크게 빛을 보지 못했고 CF6-RB211/T700, GE90-T800, GP7000-T900등을 비교했을때 거의 모든 경우에서 GE엔진의 바이패스비가 높고 전체적인 연비 또한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어라이너의 Tech/Ops에서 돌아다니면서 얻은 정보를 종합해보면 GE엔진은 순항시 연비가 뛰어나고 RR엔진은 이륙-상승시 연비와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착륙 횟수가 적고 비행거리가 길어질수록 GE엔진이 좀 더 유리하고 비행거리가 짧고 이착륙 횟수가 많은 노선일수록 RR엔진이 유리하겠지요. 덤으로 가물가물한데, 고온/고고도 환경에서의 성능은 RR엔진이 거의 독보적이라고 하는거 같습니다. 



뱀발. 제가 항공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도 아니고, 위키페디아와 A.net Tech/Ops 돌아다니면서 줏어모은 정보들을 기반으로 해서 쓴 글이라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100% 사실로 받아들이시면 곤란할수도 있고, 잘못된 점을 지적해 주신다면 기꺼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장문의 글을 쓰려니 머리가 쪼개지는군요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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